만나항아리

2020년 7월호: 다른 어머니

상표박사 2020. 7. 1. 15:49

수필가였던 고(故) 장영희 전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평생 소아마비라는 장애를 안고 살았습니다. 그이 아버지는 펄벅 여사의 「대지」를 비롯한 20권의 책을 번역한 번역문학가이자 영문학자인 장왕록 박사입니다. 장영희 교수는 1951년 펄벅 여사의 「자라지 않는 아이」라는 책을 가장 인상 깊게 읽었다고 합니다. 「자라지 않는 아이」는 장애를 가진 자녀를 낳아 기른 어머니의 경험을 토로한 책입니다. 펄벅 여사는 한국 전쟁고아를 비롯해 9명을 입양한 분이었지만 정작 자신이 배 아파 낳은 딸은 중증의 정신지체와 자폐증을 앓았습니다.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은 장 교수도 장애를 가진 분이었기에 장애를 가진 딸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어머니와 아버지를 한시도 잊지 않았습니다. 당시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것은, 배움의 기회를 얻기 힘든 상황에서 딸을 업어서 교실에 데려다 주고 하교하기까지 추위에 떨며 기다리사던 어머니,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학교 입학이 거부되었을 때 학교를 찾아가 제발 응시라도 하게 해 달라며 사정하러 다니시던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를 기다리며 초조하게 문간을 서성이던, 항상 "조금만 도와주고 양해해 주면 저희 딸은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라고 매달리던 어미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질에 의한 뇌성마비로 지체장애인이 된 일본의 시인 미즈노 겐조는 눈 외에는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환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한 목사님의 전도로 예수님을 믿고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전신이 마비되어 눈만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책장을 넘겨주어야 했습니다. 어머니가 미즈노를 안고 성경을 펼쳐주면 한 면을 읽고, 다시 책장을 넘겨주면 또 읽는 식으로 읽었습니다. 때때로 어머니가 조느라 책장을 념겨주지 못하면 한 면을 수십 번 반복해서 읽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경을 읽으면서 희망을 얻은 그는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벽에 붙여놓은 일본어 히라가나, 가타가나를 어머니가 차례로 하나씩 짚어갈 때 자기가 말하고 싶은 글자가 나오면 눈을 깜박거려 표시했습니다. 어머니가 그 글자를 기록하고 또 맞는 글자가 나오면 눈을 깜박거려 기록한 시가 지금은 여러 권의 시집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시 중에 이런 시가 있습니다.

  내가 괴롭지 않았다면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리라.

  모든 형제 자매들도 괴롭지 않았다면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지 않았으리라.

존경 받는 탁월한 인물 뒤에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녀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며 묵묵히 섬긴 부모님이 계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식이 아니라고 가방에 어린이를 넣어 죽이는가 하면 아이에게 먹을 것도 주지 않은 채 폭력을 가하는 부모들이 뉴스에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세상 가장 큰 희생의 이름은 어머니입니다.

 

 

 

과천약수교회 설 동주 목사 제공 (www.yaks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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